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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놈들

친구란 뭐지?

다소 엉뚱한 夢中人 은 때때로 그런 게 궁금할 때가 있다. 쟤네들은 도대체 나에게 뭐기에 친구란 이름을 달고 내 주변에 자리하고 있는 거지?
하기야 "우리 부모님은 왜 날 그렇게 사랑하시는 걸까?" 라는 것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생각해봤던 놈이니까 굳이 대답은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일단은 이걸 한번 보자!!



노가리가 한번은 그런 얘기를 했다. 군대에서 자기가 굉장히 잘사는 부잣집 아들로 소문이 났다는 것이다.
외박을 나가더라도 집에다 전화하는 게 아니라 친구한테 전화를 하고 그 친구는 전화끊기가 무섭게 이삼십만원도 우습게 보내줬으니까 말이다.
"도대체 얼마나 잘 살면 집에다 연락할 필요도 없이 친구가 그런 거금을 척척 보내줄까? 그것도 외박 때마다, 항상 보내달라는 액수보다 넉넉하게."
진실을 얘기하자면, 노가리는 넉넉치 못한 집안형편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고 난 그런 노가리에게 돈이 필요하면 차라리 내게 얘기하라고 했다. 그 당시 나는 낮이면 일용직 노가대, 밤이면 서빙을 하면서 돈을 한창 열심히 벌고 있을 때라 돈이 좀 굴러댕기고 있었으니까. 군대에서 고생하는 친구녀석에게 그 정도를 못해주랴!! 아니 좀 더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그렇게 해주고 싶었다. 돈이 없을 때의 초라함을 익히 알고 있기에 내 친구가 돈문제로 궁상떠는 걸 보기는 싫었으니까. 그래서 그렇게 하면서도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솔직히 뿌듯하기까지 했다.

릴라는 종종 그 얘기를 꺼낸다. 노가리가 휴가 나오면 괜히 미안했다고.
꼭 노가리가 휴가나오기 직전에 알장이 휴가를 나왔었다는데 참고로 우리의 알장은 노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꼭 나이트가서 양주를 먹고싶어 했단다. 당시 우리 릴라는 호텔에서 경력을 쌓고 있을 때였고 고시원에서 살고 있었다. 한마디로 알장이 휴가나오면 한달 월급은 쏟아부어야 했다는 거지. 하하;

그래서 위 카툰을 보고 크게 공감했다. 그래도 카툰에서처럼 미안해하지 않았던 정도는 아니었지만 은근히 당연하게 요구하는 편이었고 그걸 큰 거부감없이 or 당연하게 해줬으니까 말이다. 지금은 왜 그랬을까 땅을 치면서 후회하기도 하지만(웃음) 카툰에서의 결론처럼 그들이라도 그렇게 했을테니까. 누구의 강요가 있어서가 아니라 스스로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굳이 금전적인 문제가 아니더라도 그들도 우리와 다름없었을테니까.

딱 한번, 친구들 모두에게 화를 낸 적이 있었다.
이것도 어떻게 군대얘기랑 이어지는데 군 제대후 처음으로 만난 자리에서 있었던 일이었다.
고향이 바다라 해안도로에서 모두 바다를 보고 앉아 즐겁게 술잔을 기울였다. 친구들이 전부 모인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는 오랜만에 이렇게 한자리에 모였다는 게 정말 좋았다. 가만히 있어도 웃음이 날 정도로, 안주만 축낸다고 구박하는 소리에도 마냥 좋아서 생글생글 웃음이 나올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결국 그 자리를 내가 뒤집어 엎어버렸다. 인상을 한두번 찌뿌리다가 쓰고 있던 안경까지 땅바닥에 집어 던져버리면서 깔끔하고 화끈하게 빠방 :) 우리가 이렇게 한자리에 모였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아죽을 일이기에 친구들이 서로 자기 군생활이 더 힘들었다면서 도토리키재기를 하는 건 싫었다. 우리가 재회의 기쁨에 젖어 포옹하면서 눈물 흘릴 정도는 안되더라도 감격스러운 내 기분을 느낄 수 있을 정도라고 생각헸는데 녀석들은 날 실망시켰다.


이런 걸 보면 제법 가까운 사이라는 건데....
궁금하다. 궁금하다. 궁금해. 정말 친구란 존재는 뭘까?
그리고 나는 어떻게 이놈들과 "친구" 라는 이름으로 엮이게 된 걸까?
........ 아아아- 근데 그걸 떠올리다보니 갑작스럽게 or 당연하게 내 운명이 원망스러워지는구나 ㅠ_ㅠ









by ▒夢中人▒ | 2007/03/25 16:46 | 그림 일기장 | 트랙백(1)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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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지구인을 사랑한 외계인 at 2007/03/27 22:32

제목 : 시간이 흐르고 모든게 변해도 그대로 있어준 친구여
친구놈들 친구 朋友 - 안재욱 괜스레 힘든 날 턱없이 전화해 말없이 울어도 오래 들어주던 너 늘 곁에 있으니 모르고 지냈어 고맙고 미안한 마음들 사랑이 날 떠날 때 내 어깨를 두드리며 보내 줄 알아야 시작도 안다고 얘기하지 않아도 가끔 서운케 해도 못 믿을 이 세상 너와 난 믿잖니 겁 없이 달래고 철없이 좋았던 그 시절 그래도 함께여서 좋았어 시간은 흐르고 모든 게 변해도 그대로 있어준 친구여 세상에......more

Commented by 떠돌이곰 at 2007/03/25 21:30
전 저럴수 있는 친구가 있을까요?-_-;; 없을 것 같아요~ 같은 상황의 저라면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기에..OTL
Commented by 윤사장 at 2007/03/25 21:48
이 글을 읽고나니 갑자기 제 교우관계에 대한 진한 회의가 밀려오네요.... 진짜 인생을 어떻게 살아온건지.... 휴우-
Commented by ▒夢中人▒ at 2007/03/26 14:12
★ 떠돌이곰님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 생각해봐도 왜 그랬는지 싶으면서 이성적으론 절대 못할 것 같은데 또 상황이 그렇게 되면 그렇게 되는 것 같더라구요. 모르는 일이에요 :)

★ 윤사장님
노가리란 제 친구가 이 얘기를 자주 꺼내는 이유가 바로 그거예요.
아무리 친해도 그렇게 어떻게 그렇게 하냐면서 주변에서 물어왔다고 하더라구요.
걔도 가끔 그러구요. 그때 무슨 생각으로 자기한테 그렇게 했냐면서요. 역시 겪어봐야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
Commented by 사은 at 2007/03/27 20:16
몽중인님의 친구들 이야기를 들으면 고저 부럽기만 해요.
그분들도 몽중인님도, 서로 이런 친구를 갖고 있다니 정말 좋겠다! 는 느낌! :)
Commented by ▒夢中人▒ at 2007/03/27 21:33
★ 사은님
좋을 때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저희는 서로를 멀리하려 합니다. 애증관계라고나 할까요. 훗! -┏
Commented by 다현 at 2007/03/28 16:37
심히 공감하게 됩니다. 함석헌님의 그대 이런 친구를 가졌는가..를 읽으며 느끼는 부끄러움 같은 것을요. 자신에 대한 그리고 타인에 관한.
Commented by ▒夢中人▒ at 2007/03/30 11:58
★ 다현님
안녕하세요. 덕분에 함석헌님의 글을 읽어보게 되었네요. 많이 느끼게 되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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