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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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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나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 생각해? 이 말을 딱 놓고 보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옆자리 호주임님께 여쭤보니 싸우자는 느낌이라네요. 오른팔녀석에게 물으니 시비거는 말투같다고 그러구요. 정말?! 그런 뜻은 절대 아니었고 그저 질문으로 대화를 시작할 생각이었는데 나중에, 조금 나중에 장난 아닌데 화난 것 같다고 미안하다는 응답이 왔습니다. 문자로 보냈더니 미니홈피 방명록에 비공개로다가 -_-; 오늘 아침엔 사무직원들과 이사님의 면담시간이 있었습니다. 드디어 터졌구나 싶었는데 그래도 순조롭게 마무리. 절대비교할 내용은 아니지만 이사님과 우리와의 언어가 딱 저만큼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네요. 약간은 억울하실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원인제공. 아침을 시작할 때만해도 어제와 다름없이 피곤함을 느끼며 늦잠을 자서 별 수 없구나 싶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오늘 하루 좋았다고 평가할만 합니다. 갑작스러운 본사회의를 무난하게 치른 것도 한 몫 했을테지만 어제와 다를 것 없었던 오늘의 변화를 보고 있자니 자꾸만 어제의 조언이 떠오르네요 :D 참으로 감사한 일이고 참으로 행복한 夢中人 이에요. 요즘 대내외적으로 좀 복잡스러운 상태였는데 뭔가 전환점이 되는 오늘이 될 것 같거든요. 이렇게 되었으니 좀 더 밝고 강한 내가 되어 밝은 기운을 퐁퐁 던져드리는 것으로 보답하렵니다. 음하하하 저 이렇게 그냥 컴백한 느낌이 드는데요 :p 오랜만에 만난 친구 여자친구가 그런 말을 했다. "오빠는 제가 처음 봤을 때랑 변한 게 하나도 없어요." 5년이나 지났는데 감사. 어쨌거나 좀 찌질한 얘기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재미난 말로 맞장구를 쳐줄 필요가 있었다. "응 너 처음 봤을 때도 여자친구가 없었는데 지금도 여자친구가 없어. 나 이 정도야. 음하하하" 결혼식 마치고 뷔페식으로 식사를 했는데 호주임님께서 내 접시를 보면서 한마디 하셨다. "몇번을 드시면서도 메뉴가 변하질 않고 똑같아요. 어쩌면 그래요? " 결혼식 피로연을 하는데 어쩌다 잡혀서 앞으로 나가게 됐는데 자신이 어떤 남자인지 소개를 하란다. 그래서 그랬다. 한결같은 남자라고. 괜히 그 단어가 떠오르더라고. 근데 요즘 나를 보면 별로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사실은 방금 전까지 모르고 있었다. 난 내가 마냥 한결같은줄 알고 있었다. 자잘한 거 몇가지에 홀려서 제대로 보질 못하고 있었는데 나 많이 변해버렸다. 그것도 무지 재미없게.... 얼음집에 덧글이 없는 이유가 다 있었지 -_- 전화기를 꺼내들고 좀 오래된 문자 하나를 찾아냈다. 한참을 망설이고 고민했었는데, 의외로 간단하게 통화버튼을 눌렀다. 신호는 가는데 받지를 않는다. 컬러링도 없는 통화연결음이 부담스러워 30초를 넘기자마자 끊어버렸다. 젠장.... 이럴 때는 누군가에게라도 기대고 싶어진다. 제법 비겁한 짓이지만 난 이기적인 夢中人 이니까. 유일하게 전화를 받은 명옥이랑은 당연히 그럴줄 알았지만 피아노 레슨 때문에 전화를 끊게 되었다. 좀 무미건조한 안부 몇마디만을 나누고. 어쩔려고 그랬는지 모르지만 땡글이한테도 전화를 했다. 근데 얘도 운동을 하는 중인지 전화를 받질 않는다. 역시 쉽지 않은 행동이었던 거다. 그래. 역시 힘들 땐 친구밖에 없는 거다. 그나마 만만한 노가리를 찍었는데 이 녀석마저 오늘은 날 외면하고 만다. 다른 녀석들도 한번씩은 떠올렸는데 그만두었다. 아무리 친구라도 추한 모습은 적당히. 뭐, 오늘은 무작정 막장까지 가는 거다. 이젠 누구라도 필요하게 되었으니 양장군이라도 마다할 때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의 도도하신 양장군님께서는 내 전화를 거들떠보지도 않으셨다. 어찌보면 이것도 참 다행. 좀 정리가 안되는 문제로 골치를 썩을 땐 역시 인생선배의 조언이 필요한 거다. 그래서 나영이누나를 떠올리게 됐다. 근데 이 아줌마도 딸 둘에 남편까지 챙기려다보니 결혼식 이후 얼굴 한번 못 본 후배 따위는 안중에도 없으리라. 내 상황을 참 재밌어해줄 사람인데. 차가운 겨울바람보다 더욱 싸늘한 외로움이 날 괴롭힌다. 이럴 때면 스스로 무덤이지만 왠지 외롭다는 생각이 불쑥 끼어들더라. 나 사실 오래도록 연락이 끊겼던 얼음집 지인에게까지 전화를 걸었다. 지금 생각엔 없는 번호라는 게 참 다행이었지만.... 그 순간엔 정말 외로워지더라. 1. 어느날 아침, 아침회의를 마치자마자 이사님과 한시간 가량 심각한 면담시간을 가졌다. 신중하지 못한 내 처신이 첫째였고, 상대의 의도보다는 자신의 판단이 앞서는 이사님의 성향은 둘째였다. 긁어부스럼을 만들지 말아달라는 내 말이 어찌보면 긁어부스럼이 되었던 게지.... 말이 말을 낳는 법인지라 딱 두마디만 보태고 그만 두었다. 어쨌거나 대화는 좋은 거다. 포옹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리 어색하지 않은 악수로 자리를 마무리지을 수 있었으니까. 거기다 우리 이사님은 참 쿨하신 분. 2. 지난달 말 예비군훈련을 시작으로 어제까지 매주 본가동네를 다녀오고 있다. 이번주 제사까지 다녀오면 그야말로 한달을 꼬박 :p 첫째주는 일요일 점심 때 수원에서 결혼식이 있었던지라 일정이 좀 촉박했는데 재웅이 덕분에 편하게 내려가고 첫차로 수월하게 올라왔다. 빠듯한 일정에도 병원에 계신 노가리 어머님를 뵙고, 오랜만에 승현이까지 만나 깊진 않았지만 속얘기도 좀 할 수 있었으니 그 정도면 제법 꽉 찬 일정. 병원에서 내린 사망선고를 몇차례나 뿌리치신 어머니를 지금까지 지탱하고 있는 건 삶에 대한 당신의 강력한 의지란다. 부디 이 순간을 극복해주시길!! 3. 지난 주말은 목요일날 끄적거렸던 스케쥴을 거의 벗어나지 않고 무난하게 소화하고 돌아왔다. 무리하지 않고 적당히 여유롭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명옥이에게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 못했다는 거 -_- 이건 모두 꼽싸리 끼어든 병연이 탓!! 암튼 오랜만에 초등학교 친구들 만나니까 이제는 마냥 반갑다기보다 괜히 좀 서먹하더라. 짝꿍들에다 꼬맹이들까지 주렁주렁이라서 그랬을까? 마당발 대련이 결혼식이라서 그런지 중고등학교 낯익은 얼굴들도 많이 스치더라. 다들 무얼하고 사는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서로 묻지는 않았다. 4. 어젯밤 오른팔녀석이랑 새벽 4시까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잠을 좀 못잤다. 평소에 내가 여자얘기를 하면 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녀석인데 어제는 좀 강한 소재가 있었던지라(.. ) 그렇게 가깝게 지내진 않았지만 오래도록 알고 지낸 친구녀석 하나가 나한테 사귀자는 고백을 했거든. 약간은 장난기 어리게. 그런 쪽으로는 전혀 생각해보질 않았었는데 작년에 취직했을 때 한번, 그리고 말하자면 이번이 두번째다. 바보 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5. 참! 이번달만 결혼식을 네개 다녀왔는데 그 중에서 가장 돋보였던 건 아무래도 상욱이 결혼식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손님들 소소한 것까지 챙기는 모습은 본래 성품 그대로니까 패스하더라도 신부에게 자작곡을 바치는 그 모습이라니!! 내가 이 녀석을 처음 봤을 때 좀 뜬금없지만 꿈을 물었었는데 녀석은 서슴없이 "가스펠가수가 되는 게 꿈입니다." 하고 대답했었다. 질문했던 내가 되려 당황했을 정도로 힘찬 녀석의 답변이었는데 현실의 구덩이 속에서도 잊지 않고 있나보다 싶었다. 참으로 멋진 녀석이다 :D 어젯밤, 오른팔녀석이 새끼손가락만한 말벌을 핀에 꽂아서 잡아왔다. 기어다닐 정도만 되어도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내겠지만 핀에 꽂혀 죽어버린 모습이 마냥 안쓰러워 핀을 뽑고 책상위에 올려두었다. 아침에 보니 완전히 죽어버린줄 알았던 말벌이 비비적비비적 기어다니고 있다. 겨우 발버둥치는 정도라 풀숲으로 던지면 얼어죽던지 개미밥이 되던지 둘 중 하나일 것 같아서 가만히 두고 보았다. 포도 쥬스 한방울 빠트리고. 꼬박 하루를 비비적거리다 운동을 갔다오니 이 녀석이 더 이상 움직이질 않는다. 굳어있는 말벌을 보는데 동시에 내 잔인함까지 겹쳐보인다. 나, 하루종일 모니터 앞 시선이 닿는 곳에 녀석을 놓아두고 힘겹게 숨쉬고 여러개의 발을 버둥거리며 몸부림 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하루를 보냈거든. 그러구보면 참으로 표정없는 하루를 보낸 것 같다. 호주임님께서 외근을 다녀오셔서 "공기가 참 무겁네요..무슨 일 있었나요??" 라고 하시길래 가을이라서 그런가보다 했더니 설득력이 없다고 웃으신다. 요즘 내 문제는 너무 복합적이라 나조차도 원인을 잘 모른다는 게 문제지. 이번 달엔 결혼식이 네 개, 제사가 한 개, 그리고 뭔가 비워놔야할 것 같은 하루가 끼어서 주말 내내 정신이 없을 예정이다. 모임도 하나 있는데 다행인 건 하루도 겹치는 날이 없다는 거. 더 다행인 건 스케쥴 여섯개 중 다섯개가 본가동네라는 거. 근데 문제는 본가동네라는 거. 정장입고 일하는 사람답지 않게 제대로된 정장은 딱 두 벌, 행사용으로 입을만 한 건 한 벌이었던지라 지난 주말 정장을 한벌 샀다. 요즘 뜀박질이 좋아져서 생각지도 않았던 트레이닝복도 한벌 샀는데 오늘은 정장 찾으러 갔다가 생각지도 않았던 가죽자켓까지 긁을 뻔 했다. 무표정한 요즘 심정을 그대로 전해서 말이다. 뭐랄까 사이코패스 범죄자들이 이렇게 범행을 저지르겠구나 하는 정도? 이럴 때를 주의해야한다. 나다운 게 무엇인지도 모를만큼 존재감이 모호해지면서 뭐든 부정하게 되고 상식까지 없어지는 이럴 때.... 역시 난 남자인가? 막차를 타고 올라와 첫차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택시기사 한분이 낚시질을 하신다. 조금만 기다리면 버스가 온다며 정중히 보내드리려 했는데 10분가까이 입질을 시키시기에.... 물어드렸다 :p 그다지 싸게 왔다고 할만한 것도 아니었지만 오는 내내 가격흥정질 안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잦은 신호위반에 약간의 과속, 한번이라도 금액얘기를 했으면 오천원이라도 깎아서 올 수 있었겠지만 아마 그랬더라도 얹어서 드리지 않았을까 싶다. 덕분에 아저씨는 부족했던 사납금을 맞출 수 있게 되었을지도 모르고, 그렇지 않더라도 노동의 댓가를 좀 더 가져가실 수 있으셨을테니까. 덕분에 난 시간을 벌어서 이렇게 포스팅을 할 수 있고 지난주부터 이어진 강행군(?!) 에서 잠시라도 눈을 부칠 시간을 마련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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